오늘 아침도 흔들리고 있습니다 1권 리뷰

오늘 아침도 흔들리고 있습니다

 이번에 구매할 생각이 전혀 없었다가 작품의 표지 일러스트와 제목, 그리고 줄거리를 읽어 보고 나서 구매를 곧바로 결정한 만화 <오늘 아침도 흔들리고 있습니다>는 학교에 등교하기 위해서 이용하는 전철을 이용하는 남녀 주인공의 이야기를 그리는 러브 코미디 만화다. 두 남녀 주인공은 서로의 이름도 모르는 상태이지만, 서로에게 호감을 품고 있다 보니 아주 흥미로운 모습을 보여주었다.

 그리고 이 두 남녀 주인공에게 간섭하지 않고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인물들이 있었다. 바로, 같은 전철을 이용해서 출근하는 부장님, OL, 대학생 세 승객들로… 이들이 남녀 주인공을 보면서 느끼는 감정을 비롯해 여러 반응은 만화를 읽는 재미를 더해주었다. 무심코 만화 <오늘 아침도 흔들리고 있습니다 1권>의 페이지를 넘기다 보면 우리 독자도 얼떨결에 그들과 똑같은 반응을 하게 된다.

 서로에게 호감을 품고 있어도 상대방이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몰라서, 한번 말을 걸었다가 "하? 말 걸지 말아줄래?"라며 차가운 대응을 받으면 어떡하다 싶은 두려움 때문에 남녀 주인공은 쉽사리 서로에게 말을 걸지 못했다. 그러다 용기를 내어 말을 걸었을 때는… 생각지 못한 방해 요소가 들어오면서 남녀 주인공만 아니라 두 사람을 지켜보는 승객들도 속으로 분노하며 화를 내고 말았다.

 이 모든 과정이 전철 안에서 분명히 벌어질 수 있는 그런 청춘의 한 장면이었기 때문에 만화 <오늘 아침도 흔들리고 있습니다 1권>을 너무 재미있게 읽어볼 수 있었다. 물론, 남녀 주인공을 따뜻하게 지켜보는 승객들의 모습은 한국에서 보기 어려울 수도 있지만, 적어도 남녀 주인공처럼 살짝 서로에게 호감을 품고 있어도 쉽게 한 걸음 다가가지 못하는 모습은 충분히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.

 무엇보다 이 글을 쓰는 내가 고등학교 시절 그런 경험이 있었다. 나는 남고를 다녔어도 여고와 도보 5분 거리 안에 인접해 있는 데다가 다소 거리가 떨어진 고등학교에서 집앞까지 가는 버스는 50분 간격으로 다니는 5-1번 딱 한 대 뿐이었다 보니 도중에 다른 고등학교의 여학생들을 만날 기회가 있었다. 특히, 한 여학생은 나와 함께 둘이 되어서 버스 종점까지 앉아서 가는 경우가 상당히 많았다.

 자연스럽게 얼굴을 익히게 되다 보니 가끔 눈이 마주칠 때도 있었고, 바로 옆자리는 아니라고 해도 앞이나 뒤 때로는 옆자리에 앉아서 함께 집으로 갈 때가 있었다. 나는 내가 숫기가 없다 보니 그 여자애에게 관심이 있어도 말을 절대 걸지 못했는데… 어느 날 내가 버스를 타고 졸고 있을 때 그 여자애가 내리기 전에 나를 깨워주고 내린 적이 있었다. 비몽사몽한 상태에서 얼마나 놀랐었는지 모른다.

 고맙다고 인사를 전하기는 했어도 그 외에는 말을 잘 주고받지 못했는데… 그 이후에도 몇 번 버스를 타다가 서로가 내릴 역이 되었을 때 잠이 들었으면 살짝 어깨를 두드려서 깨워주는 일이 좀 있었다. 이 관계는 내가 겨울이 끝나고 봄부터 자전거를 타고 등하교를 하기 시작하면서 없어지고 말았지만, 지금 생각하면 그 모든 게 그린라이트였다고 생각한다. 내가 용기를 냈어야 했는데 아쉽다.

 만화 <오늘 아침도 흔들리고 있습니다 1권>을 읽다 보니 그때는 알지 못했던 그 순수한 감정들이 다시 떠올라서 무심코 쓴웃음이 지어졌다. 그 여자애의 얼굴과 인상은 흐릿해져서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, 머리는 포니테일로 묶은 상태로 한동안 버스에서 마주치며 슬쩍 얼굴만 쳐다본 기억만 있다. 청춘을 누릴 기회는 모두에게 주어지지만 기회를 붙잡지 못하는 바보는 언제나 있는 법이었다.

 그래서 더 만화 <오늘 아침도 흔들리고 있습니다 1권>을 나는 재미있게 읽어볼 수 있었다. 그 시절의 아름다운 추억(미화가 되었을 수도 있지만)을 떠올리면서도 남녀 주인공이 보여주는 그 귀엽고 풋풋한 모습, 그리고 두 사람을 지켜보는 승객들의 모습이 얼마나 재밌었는지 모른다. 평소 가벼운 러브 코미디, 사랑스러움이 느껴지는 만화를 좋아하는 사람에게 적극적으로 추천하고 싶었다.

 꼭 한번 이 만화 <오늘 아침도 흔들리고 있습니다>를 읽어보았으면 하는 바람이다!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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